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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야화 2회] 나승철님이 보내주신 '설득의 정치' 서평입니다
2015-11-04 10:44:20   |   조회  1210   |   추천  66


<설득의 정치> -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김남우 外 옮김. 민음사)

 

 

"로마인에게 키케로가 있었는데, 키케로 혼자만으로도 그리스 철학자 전체를 합친 것만큼의 가치가 있다." - 볼테르

 

라틴어 원전의 국내 최초 번역으로, 가장 훌륭한 정치 교과서로 여겨지는 키케로의 수많은 연설문 중 7개를 골라 실었다. 풍부한 배경지식, 철저한 사전 조사, 실재와 도덕 간의 넘나듦, 이성과 감성에 호소, 적절한 비유와 조롱, 상대를 꼼짝 못하게 만드는 냉철한 논리, 판결자의 입장까지 고려한 전략적 변론의 전범을 만난다. 지금까지도 매우 유효한 변론 기법과 설득 체계가 매우 논리적이고 날카롭다. 웬만한 프로파일러를 능가하는 심리전이 유능한 철학자의 머리에서 나와 빛을 발한다. 100% 성공을 보장하지는 못하지만 놀라운 지성이 가미된 현란한 수사에 넋을 잃는다.

 

토론과 연설은 인간 본성의 탁월함 중 하나이다. 신뢰를 키우고 서로를 배려하고 협력하게 하여 특히, 정치 발전의 토대를 이룰 수 있다. 플라톤의 철인정치 이념을 로마식으로 재해석했다는 평판을 듣는 키케로는 노론과 연설 문화의 정점에 선 인물이다. 당시의 로마는 한니발 전쟁 이전부터 보수와 개혁 세력이 계속해서 충돌한다. 원로원 계급 등의 귀족 중심의 원로 파는 계급 이기주의 성향을 보이며 평민들의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으며, 평민 지지 기반의 민중 파는 대중영합적 정책을 주장하고 한니발에게 무모한 도전을 함으로 나라 전체에 엄청난 희생을 안긴다. 

 

민중파와 원로 파의 갈등은 누가 옳은가의 문제가 아니라, 무엇이 이익인가의 문제였다. 비이성적 정치폭력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키케로는 토론과 타협을 지향하며 냉철한 논리로 무장하지만, 그가 가는 길은 그렇게 순탄치만은 않아, 높은 파고를 헤쳐가는 정치적 역정을 보여준다. 신랄한 비판과 조롱이 가득하고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자화자찬이 있는가 하면, 높은 도덕적 목표를 제시하고 분열과 반목을 해소시키려는 노력에 정열을 쏟는다. 원로원 중심의 공화정 체제에서 대화와 타협 문화를 강조하며 공동체 이익을 지향했고, 이성적 판단과 윤리의식 아래 힘과 무력이 아닌 연설과 설득으로 공존하는 사회를 추구한 키케로이다.

 

26살의 젊은 키케로는 로스키우스의 부친 살해 사건을 변호하며 정의의 이름으로 막강 권력에 도전한다. 형사 소송에서의 변론은 처음이었지만  로스키우스는 무죄를 선고받고, 이후로 키케로는 수많은 변호 연설을 의뢰 받는다. 시킬리아 속주 총독으로 엄청난 착취를 한 베레스의 탄핵 연설에서 키케로는 부패의 화신을 법정에서 물리친다. 돈으로 매수를 시도하는 등 갖가지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유죄 판결을 얻어내고 베레스 변호인인 호르텐시우스를 물리침으로 로마 최고의 변호사 명예를 얻는다. 이 사건을 계기로 승승장구한 키케로는 집정관까지 오르는 쾌거를 이룩한다. 

 

아프리카 속주 총독이었던 카틸리나가 반역을 모의하다가, 키케로의 탄핵 연설에 의해 그의 패거리들과 함께 추방된다. 반역의 손아귀에서 국가를 살려내고 다시 한번 로마의 영웅이 되는 키케로. 무레나가 키케로 후임으로 집정관에 당선됐으나 정적들이 당선무효 소송을 내자 키케로가 변호하여 무죄방면된다. 희랍 시인인 아르키아스 시민권 옹호 변호 연설에서는 키케로의 인문학 옹호론을 들을 수 있다. 당시 문학이 차지하는 위상이 어느 정도였는지 간접적으로 판단이 가능하다. 자신의 정적 클로디우스를 살해한 혐의로 고발된 밀로는 키케로의 친구이기도 하다. 정당방위에 대한 한바탕의 멋진 연설을 하지만 변론에 실패하여 밀로는 유죄판결을 받는다. 키케로의 아성에 빗금이 가는 순간이다.

 

기원전 44년 카이사르가 암살되고, 이후 원로원 회의에서 안토니우스를 탄핵하기 위한 키케로의 연설이 무려 열네 차례나 이어진다. 안토니우스는 옥타비아누스, 레피두스와 더불어 제2차 삼두정치를 실행하면서, 키케로를 포함한 정적들에 대한 제거를 시작한다. 기원전 43년, 옥타비아누스의 묵인 하에 안토니우스가 보낸 병사들에 의해 붙잡힌 키케로는 끔찍한 참수를 당하고 만다. 천재적 철학자의 별이 무참히 떨어지고 만다. 

 

정치는 타협의 기술이며, 타협은 토론의 결과이다. 권력과 지위의 힘을 믿고 근사한 논리는커녕 막무가내와 목청에 핏대만 세우며 호령하는데 익숙한 한국의 실정이 내내 머릿속을 떠나질 않는다. 성숙된 정치문화가 짧은 시간에 쉽게 이루어질 수 없다는 사실만 확인한 채 포기 상태에 이른다. 다만, 우리 후손들을 생각하면 마냥 손놓고 구경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서 빨리 우리 시대에, 연설과 설득의 달인이 탄생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할 뿐이다. 토론과 타협으로 거의 모든 갈등을 잠재울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는 진정한 선진국의 시대가 오기를. 

 

수없이 등장하는 낯선 사건들과 지명, 인명들이 독해를 방해하며 이해력을 떨어트리기는 하지만 유연하면서도 강직한 키케로의 논리의 늪에 서서히 잠기듯 빠져간다. 탄복할 만한 논리에 설득당하는 것도 꽤나 흥미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고, 키케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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