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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야화 2회] 김주경님이 보내주신 '파리의 생활좌파들' 서평입니다
2015-11-30 10:56:27   |   조회  995   |   추천  29


연세대에서 신학을 가르치는 손호현 교수가 한국 교회를 다음과 같이 분류한 적이 있다. 한국에는 보수적인 교회, 보다 보수적인 교회, 보다 보다 보수적인 교회가 있다고. 한마디로 한국에는 온통 보수적인 교회들 투성이란 말이다. 한국의 정치 지형도 이와 비슷하다. 이 나라는 매우 우측으로 돌아 서 있다. 자연스레 ‘좌파’라는 용어는 환영 받지 못한다. 심지어 이 단어에는 온갖 부정적 의미들이 채색되어 있다. 그런데 <좌파들>의 이야기라니! 불편한 제목이다.

 

얼마 전 파리(Paris)에서 테러가 일어나자, SNS 상의 프로필 사진들이 프랑스의 삼색기 색으로 물들어갔다. 애도하려는 의도야 충분히 이해하지만, 교묘하게 숨어 있는 사대주의 혹은 차별적 사고를 읽을 수 있었다. 대다수 한국인에게 ‘프랑스’, 그리고 ‘파리’는 일종의 동경의 대상으로 작동한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제목이 더욱 불편했었다. <‘파리’의 생활 좌파들>이라니! 

 

오로지 ‘생활’이란 단어에서 안심이 되었다. 멋들어지고 감동적인 이야기로 현혹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었다. 커다란 구호는 감동적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삶에서 그런 구호는 대개 헛발질하고 만다. 실천의 규모는 작을수록 좋다. 숭실대 김회권 교수는, 영웅적인 죽음은 예수 한 사람으로 족하니, 그를 따르는 사람들은 매일의 삶에서 미분하여 죽어야 한다고 말했다. 작가가 파리에서 만난 ‘생활’ 좌파들이 궁금해졌다. 

 

궁금증을 풀기에 이 책은 매우 적절했다. 작가의 눈에는 애정이 담겨 있었고, 문체는 유려했다. 몰입하여 단숨에 읽었다. 유명 인사들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여서 더욱 좋았다. 어떤 사람은 정당에 가입하여 ‘베테랑’ 칭호를 받도록 충성했다. 60년 동안 당에 헌신한 사람에게 부여하는 칭호이다. 반면 정당 근처에 가보지 못한 사람도 있다. 평생을 학교 수위로 살면서 교정에 작은 온기를 불어 넣으며 살았을 뿐이다. 어떤 사람은 고위 공직자이다. 평생을 우파로 살다가 좌파로 전향(?)한 사람도 있다. 거리 예술가의 목소리도, 난민들에게 프랑스어를 가르치는 사람도 있다. 천차만별의 사람들이 각기 자기 목소리로 삶과 지향을 말했다. 

 

그들의 공통점은 단 하나였다. 그들은 좌파이며, “지금 여기가 맨 앞”인 줄 알고 사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에게 ‘좌파’는 사변도 아니고 구호도 아니라, ‘삶’ 그 자체였다. 돈과 자본, 속도와 경쟁에 끌려 다니지 않고, ‘다른 북소리’에 공명하며 사는 삶. 좀 더 인간답게 살기 위해, 그리고 공존하기 위해, 그들은 꼼지락거리며 준동하고 있었다. 자신만의 호흡을 쉬는 사람들이 이처럼 생생하게 살아 있다니! 한편 위안이 되었고, 한편 용기를 얻었다. 나 또한 내 숨을 쉬고 싶다는 열망이 생겨났다. 

 

마지막으로, 인터뷰에 참여한 사람들이 나름대로 정의한 ‘좌파’는 다음과 같다. 

 

“끊임없이 세상의 구조, 세상이 굴러가는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다수에 맞서 소수를 대변하며, 지속적으로 우리를 둘러싼 삶의 조건에 문제를 제기하고, 이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자신을 일깨우고 탐구하는 사람들이다.” (자크 제르베르) 

 

“익숙해지는 걸 거부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모든 현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다.” (솔렌 페랑도) 

 

“소수자를 비롯하여 우리 모두가 함께 가지고 누려야 하는 권리에 대해 결코 타협하지 않는 사람이다.” (엠마누엘 갈리엔느) 

 

“인류에 대한 사랑과 믿음을 놓지 않는 사람, 그리고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사라 달루아) 

 

“보다 평등하고 보다 차이를 존중하는 사회로 세상을 변혁하려는 의지를 가진 사람이다.” (브누아 켄더) 

 

“다른 먼지들이 진정한 자유를 갖지 못하고 있을 때 ‘나’라는 먼지만 홀로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다.” (루이즈 포르)

 

“부(富)를 나누고 사람들 사이의 평등을 말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사회적 약자, 자본을 갖고 태어나지 않은 자들의 편에 서고 사회적 정의를 실천하는 데 노력하는 사람들”이라고 정의한다. (토마 페루아)

 

이런 삶을 지향하는 이들을 ‘좌파’라 부른다면, 나는 기꺼이 ‘좌파’의 대열에 합류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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