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위로
온라인 강좌 현장 강의 강사소개 무료존 광장
온라인 강좌
오프라인 강좌
무료존
 
베스트랭킹 실시간 댓글리스트 출석체크 회원찾기 회사소개
프리미엄강좌 인기강좌
HOT강좌 추천강좌
[백일야화 2회] 라순현님이 보내주신 '크레바스' 서평입니다
2015-11-13 13:52:02   |   조회  936   |   추천  68


# 1.

 

보통 가상의 미래를 설정하여 나온 글들을 보면 멀게는 수천년에서 적어도 오십에서 백년을 앞두고 미래를 이야기한다. "2017년"처럼 고작 2년, 날짜수로 헤아려보아도 400일 남짓 남은 시간의 이야기를 가상으로 쓴다는 건, 대단한 용기이거나 무모한 도전일거라 생각했다. 그것이 용기라면 충분한 정세에 대한 자료와 분석이 있기 때문이고 무모함이라면 별볼일 없었던 이번 정부의 회고록 정도일거라 짐작할 수도 있었다.

게다가 2015년 7월 이라는 날짜가 적힌 싯점에 작가가 썼다는 들어가며에서 만난 한 문단을 읽다가 독자의 불신이 시작되었다.

<최근 보이는 한국 사회의 특징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국민들의 지지와 공감 없이는 정책추진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고, 둘째는 모든 이슈가 정치화된다는 것입니다.  정치화된다는 것은 아주 간단한 문제도 싸우면서 몇 년을 끌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p8)>

정말인가?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책이 나온 뒤에 결정된 일이라해도 이 정부가 국민들의 지지와 공감없이 추진하는 것들은 다 무엇인가? 되묻고 싶어졌다. 아니, 이 정부의 국민은 누구인가?라고 묻고 싶었던건지도 모른다. 모든 이슈를 정치화한다는 대목에서는 일견 동의한다.

논란의 불씨를 던지고 편을 가른 후 정치적 혹은 이데올로기적 프레임을 씌운다. 그리고 일단 추진하고 결정한 후 아우성치는 사람들에게 '민생'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엄포를 놓는다.

일명 종북+민생 해법인 셈이다.

이런 상황인데..작가의 말에 한동안 멈춰서서 그 진의를 자꾸만 묻고 싶어졌다. 그렇게 한 문장을 노려보다 시큰둥하게 일단 읽기 시작한다.

 

#2. 동아시아

 

시진핑과, 청와대, 아베. 그리고 미국.

한일관계와 한중관계,한미관계. 중일관계. 미일관계...이런 모든 관계도가 하나의 소설로 이어진다.

허구와 현실을 오가는 묘한 이야기. 오래 전 복거일의 '비명을 찾아서'를 읽던 시간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 후로 그의 책을 다신 찾지 않았지만..일어나지 않았다면이라는 가정에서 시작하는 역사는 얼마나 흥미로웠는지..하지만, 이 이야기는 '~라면'의 가정법 하에 쓰여진것이라기 보다, 현재까지의 정세와 판도의 변화와 알력관계 속에서 '이것이 가능하지 않겠는가'라는 전제를 보여주고 있다.

2017년 2월 22일 도쿄 아베총리의 관저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아베의 본심, 아베가 보는 한국과 한국의 정치권. 그의 야심등이 조금은 드라마틱하게 전개된다. 그에게 한국과 중국, 그리고 미국은 어떤 패인지,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한 이야기.

이미 알고 있던 이야기들에 연장선 상에서 한번쯤 이렇게 되지 않을까? 예상했던 일이 이야기가 되어 쓰여져 있다. 이쯤에서부터 '이게 뭐지? ' 싶어지는 것이다.

드러나는 외교와 물밑에서 이루어지는 은밀한 작업들.

중국의 성장과 일본의 야심, 고래싸움에 터질 새우등 역할을 맡게 된 현 정부와 나머지 고래 역할의 미국까지.

오랜 세월 '침략할 수 있을 때 침략하라'는 말을 심장 어디쯤에 새긴 민족들인양 서로의 영토를 넘보던 이들이 정치,경제적 이익 앞에서 주도권을 쥐려 암투를 벌이는 모습이 생생하다.

가까운 미래라고는 하지만, 가상의 다큐라고는 하지만 어쩐지 "가상다큐"라는 방어막을 치고 신랄한 외교전쟁을 중계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너무 생생해서..오히려 초라해지는 이 느낌이라니..

 

#3. 실제 사건과 가상 다큐

이야기에 주요하게 다루어지는 국가간 연합과 동맹에 대한 실명과 역할 등을 다른 글자체로 정리해준 것이 흥미롭다.

이런 장치가 집중력을 흐릴 법도 한데 오히려 현장감을 느끼게 한다. 신의 한 수 였다.

이야기가 지루해질 즈음, 페이지 색을 달리하며 "중국의 목소리", "일본의 목소리", "북한의 목소리" 하는 식으로 그들의 의중을 드러내는 부분이 있다. 그들의 언어로 철저히 그들의 입장에서만 이야기하는..살짝 웃음을 빼물게 하는 대목이다.

눈에 보이는 균열과 보이지 않지만 치명적으로 패인 균열 사이를 잘 지나가지 않으면 위험한 크레바스.

때로 크레바스는 저절로 메꿔지기도 한다고 들었다. 매우 드물게. 그렇게 균열이 수습되어 조금 안전해진다면 좋겠지만, 이 크레바스는 은밀하게 위험지역을 넓히고 있다는 생각이다.

국제정세와 외교에 오랜 시간 투자하고 분석했을 것이 분명한 책이다.

갈수록 복잡해져서 어느 순간 꼼꼼히 읽기를 포기한 한,중,일관계와 미국과의 관계를 어렵지 않게 정리할 수 있었다.

수능을 앞두고 막막해하는 순간, 유능한 쪽집게 쌤을 운좋게 만나 총정리를 한 느낌이다.

고등학생들도 충분히 읽을 수 있겠다. 사고가 느려진 나도 충분히 읽었으니 말이다.

 

이 엄중한 시기에 아무런 결과물도 내지 못하고, 주도권도 잡지 못한 사실상 섬나라가 되어버린 나라의 국민으로 등골이 오싹해지는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추천  추천
번호 제목 등록일 추천수 조회수
56 [백일야화 2회] 허성욱님이 보내주신 '사회계약론' 서평입니다 2015-11-13 66 1320
55 [백일야화 2회] 라순현님이 보내주신 '크레바스' 서평입니다 2015-11-13 68 936
54 [백일야화 2회] 윤홍열님이 보내주신 '권도균의 스타트업 경영수업' 서평입니다 2015-11-13 65 974
53 [백일야화 2회] 이상환님이 보내주신 '이강국의 경제 산책' 서평입니다 2015-11-13 66 838
52 [백일야화 2회] 정재승님이 보내주신 '페이스북 심리학' 서평입니다 2015-11-13 65 1322
51 [백일야화 2회] 정대선님이 보내주신 '한시에 마음을 베이다' 서평입니다 2015-11-12 68 921
50 [백일야화 2회] 황슬찬님이 보내주신 '동아시아, 해양과 대륙이 맞서다' 서평입니다 2015-11-10 67 1055
49 [백일야화 2회] 고창운님이 보내주신 '최진기의 지금 당장 경제학' 서평입니다. 2015-11-10 37 1136
48 [백일야화 2회] 장명진님이 보내주신 '상(차리는)남자 상남자' 서평입니다 2015-11-10 64 830
47 [백일야화 2회] 이현철님이 보내주신 '파르테논 마블스, 조각난 문화유산' 서평입니다. 2015-11-10 68 1015
회사소개 이용약관 개인정보처리방침 강사지원 제휴문의 찾아오시는길 모바일버전
Facebook   Naver   Youtube
사이트 이용문의 : 02-6959-4888    FAX : 02-520-1597    이메일주소 : 100miin@altusin.com    대표 : 남선경
주소 : 서울특별시 서초구 강남대로 311, 1739호 (한화생명보험빌딩)    통신판매등록번호 : 2018-서울서초-2066호
사업자등록번호 : 114-87-13824    등록일 : 2013-12-12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이동희
 
놀자, 일하자, 배우자! 100세까지 아름답게 ⓒ 2014. Altusi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