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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야화 2회] 나승철님이 보내주신 '불온한 철학사전' 서평입니다.
2015-10-23 12:10:05   |   조회  922   |   추천  59


<불온한 철학사전> - 볼테르(사이에 옮김. 민음사)

 

 

18세기 계몽주의를 대표하는 사상가이자 역사가이며 극작가인, 본명은 프랑수아 마리 아루에인 볼테르의 날이 시퍼렇게 살아 있는 사고의 핵심을 1764년 첫 출간과 1770년에 보완 출간된 책으로 만나본다. 권력과 편견에 대항하며 반정부, 반체제 성향으로 여러 번 투옥되기도 한 그의 사상은 프랑스의 톨레랑스 전통과 비판적 정신의 원류이고, 프랑스 혁명 사상에 큰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역사철학', '관용론', '루이 14세의 세기', '캉디드' 등 여러 저서들 뿐만 아니라, 세상을 통찰하는 수많은 어록을 낳은 진정한 철학자로서의 지성을 갖추었다. 그를 통해 생각하는 힘인 사고력의 확장이 얼마나 위대한 학문적 성과와 옳은 철학적 판단을 가능하게 하는지 엿볼 수 있다. 사건과 사물을 제대로 보는 것이 '불온한' 사고일 수 있다는 사실도 다시 한번 깨달으면서 말이다. 

 

"세상에는 양서가 많음에도 책을 읽는 사람들은 적다. 만약 어떤 이가 유일한 독서를 한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비참한 실수를 범하며 사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예술과 기술에 대해서라면 독자를 가르쳐야하지만, 도덕에 대해서라면 독자가 스스로 생각하도록 놔두어야 한다.”

 

총 91개의 소제목에 따른 개념 정리가 나오지만, 개념어나 철학적 용어로 볼 수 없는 단순한 에세이를 위한 제목이 포함되어 있다. 영혼, 우정, 사랑, 자존심, 돈, 무신론, 권위, 아름다움, 성격, 호기심, 운명, 평등, 지옥, 신앙, 취향, 법, 편견 등이 개념 정리의 영역이라면 먼옛날, 겉모습, 수염, 건강을 위한 건배, 성불능, 필요한 것 등은 에세이를 위한 제목처럼 보인다. 아리스토텔레스, 다윗, 에제키엘(에스겔), 욥, 뉴턴과 데카르트와 같은 인물 주제와 간통, 그리스의 동성애, 식인종, 입맞춤, 할례, 눈물, 결혼, 나체, 웃음 등의 가볍고 흥미위주로 다룬 이야기도 있다. 

 

신 중심의 중세적 가치관을 벗어나 이성을 주장하고 권위에 도전한 정신을 표방한 책으로, 디드로, 달랑베르를 주축으로 볼테르, 루소 등의 계몽주의 사상가들이 편찬한 '백과전서'의 형식에서 힌트를 얻어 저자는 이 책을 저술하게 된다. 신화와 역사와 종교의 3중주가 표현하는 화음의 선율이 폭넓은 상식과 깊은 사고를 만나 무한한 생각의 지평으로 안내한다. 곳곳에 감추어진 예리한 풍자와 유머 코드는 백 퍼센트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의 수준이지만, 굳이 주입식 암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 이상 그렇게 부담이 되거나 장애물이 된다고 볼 수는 없다. 저자가 인도하는대로 따라가면 그만이고, 친절한 역자들의 주석이 도와주기 때문이다. 시대와 공간을 넘나들며 조각조각 떨어진 퍼즐을 맞추다보면 어느새 나만의 미숙하지만 독창적 그림을 완성할 수 있다. 

 

철학자로서의 분명한 소신은 때때로 엄청난 독선을 낳기도 하다. 세상이 모두 인정하는 것에 반기를 들고 옳고 그름을 따지는 일이 그렇게 만만한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것에 대해서는 스스로 생각하는 고민을 조금이라도 덜 하려고 많은 수의 사람들에게나 자기보다 높은 권위에 의존한다. 공상은 하되 정당한 상상은 멈추고, 그것이 옳고 그른지 비판적 사고는 아예 하지 않는다. 통치자는 다스리기 쉬운 그런 국민들을 좋아한다. 어떤 힘에 쉽게 굴복하는 국민들 속에 반기를 들며 비판적 사고를 하는 사상가들이나 철학자들이 나타난다. 볼테르는 정치적, 종교적 힘에 비판을 가한다. 정치와 정치가들에 대한, 종교와 종교인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은 권력과 힘을 가진 자들에게는 눈엣가시로 여겨지는 것이다.

 

생기를 불어 넣는다는 뜻으로 프랑스어로는 암므, 라틴어로는 아니마로 나타내는 '영혼'은 그리스어로는 감각의 영혼으로 가슴속에 위치한 프시케, 정신이면서 온몸에 있는 프네마, 지적능력이면서 머릿속에 있는 누우스의 세 가지로 구분한다. 인간에게서 느껴지는 '사랑'은 힘, 아름다움, 가벼움, 빠름 등 자연이 동물에게 준 것들에 대한 보상이다. '자존심'은 누구에게나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으로 허영으로 비치기도 하며, 꼭 필요하고 소중하며 기쁘게 하는 것으로 숨겨야 하는 것으로 말한다. 자연이 우리 안에 새겨 놓은 것인 '성격'은 우리가 주인 행세를 할 수 없다. 우리 스스로 성격에 아무것도 집어넣지 못하기 때문이다. 호메로는 '운명'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인간 뿐만 아니라 신에게까지 확장한다. 모든 것은 예정, 연계,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신중한 사람은 자신의 운명을 고분고분 따를뿐 창조하지 않는다고 한다.

 

'시기심'은 수치스러운 정념이지만 때로는 인간의 의욕을 북돋아 성과를 내는데 효율적으로 이용된다. 역사적 사건들을 지켜보면 우리의 '경박함'은 단박에 드러난다. 레테의 강물을 마신 것처럼, 수많은 어이없는 사건들을 잊고 또다시 반복한다. 음식물의 인지 능력인 '취향'은 예술의 아름다움과 결합하는 은유로 발전하여 기호나 식견 등으로 표현된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아시아인들은 거의 어떤 장르에서도 뛰어난 작품을 내놓지 못했다고 단언한다. 한 편으로는 공자를 그렇게 추켜세우더니, 아시아인들이 이룩한 예술의 경지를 모르는 '취향'을 보이는 볼테르이다. 거짓 공정성과 눈먼 이성이 활개를 친 '종교재판'에서는 할 말이 많다. 수많은 억울한 희생자를 낳은, 반드시 없애야할 죄악이지만 당시에도 종교재판은 숨을 쉬고 있다고 말하는 것으로 보아 아직 여파가 남아 있음을 귀띔한다. 이밖에도, 법, 종교, 관용, 진리, 미덕 등의 철학적 용어도 쉽게, 그러나 거침없이 설명한다. 그것이 진실이냐는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를 것이다. 다음에 말이 '진실'인 까닭이다.

 

"역사적 진실이란 가능성에 불과하다." 

 

이 책의 역자 '사이에'는 영어와 불어 번역가들을 중심으로 2003년에 결성된 출판, 기획, 번역 네트워크이다. '사전'인만큼, 지적 호기심을 왕성하게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풍부한 상식과 사고의 관용을 요구하는 까닭이다. 충분한 정도의 독서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결국은 독자를 유식하게 만드는 대가를 지불한다. 지금 시대의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펴낸 '상상력 사전'을 본 독자라면 꽤 친근하다고 느낄 수 있겠다. 당시의 통치자들이나 종교 지도자들에게는 매우 거북한 내용이 수두룩하다. 금서가 되고 불태워지는 시련은 마땅하다. 진정으로 정신의 '진보'는 달성하기 어려운가. 오늘의 시대에도 역사를 제 마음대로 제단하려는 통차자나 종교 지도자들이 존재한다. 다양한 시각과 판단은 접고 획일적 역사관이나 지식만이 필요할 뿐이다. 그러나, 시대의 양심은 언제나 살아 있을 것이다. '자유'는 억압하면 할수록 더 피어오르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불온'하다고 선동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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